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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세계/번역가의 삶

마시멜로 이야기

마시멜로`정지영 아나, 대리번역 논란
김모씨, "내가 대리번역 해줬다" / 정지영, "내가 번역 했다" / 출판사, "이중번역이다"... 진실은?

[2006-10-13 오전 9:12:00]

 번역가 김모씨, "내가 대리번역 해줬다"
정지영, "내가 번역 했다"
출판사, "이중번역이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사실인가.
38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며  100만권 이상 판매를 기록한 밀리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가 대리번역 의혹에 휩싸였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출판 당시부터 정지영 아나운서가 번역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마시멜로 열풍 = 정지영 열풍`에 이의를 두는 사람은 없다.


정 아나운서는 출판 후 부터 4차례에 걸친 `번역자 팬사인회`를 열었다. 번역자가 팬사인회에 나선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당시 출판사 측에서도 "정지영 아나운서의 인기에 힘입어 20대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정지영은 100만부 판매기록 후 인터뷰에서 "워낙 훌륭한 책이라 좋은 반응은 예상했지만 100만부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울 줄을 몰랐다. 역자로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아직 책을 보지 못한 분들도 마시멜로 이야기의 감동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한 언론에서 `마시멜로 이야기`는 대리번역 됐다는 기사가 나왔다. 오마이뉴스는 11일 "번역자는 정지영이 아니라 김모씨다. 정지영은 이름만 빌려줬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리나 신의 때문에 1년 동안 밝히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다른 사람들 입을 통해 나오고 있어 저로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라며 입을 열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12일께 제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 이름으로 나간다는 조건을 달고 매절당(200자 원고지 1장당) 3500~4000원 선에 번역계약을 했다"며 "당시에는 번역자를 누구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출판사 측에서) <마시멜로>가 저작권료를 많이 준 작품이어서 마케팅상 유명인사를 내세워야겠다는 얘기는 했다"며 "그래서 자기계발이나 성공학 쪽의 전문가를 내세울 거라 생각했는데 출판 직전에 번역자를 정지영 아나운서로 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번역 경험이 없는 정지영 아나운서가 솔직하게 `잘 아는 전문번역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얘기했다면 더 아름답고 겸손하게 보이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한 김씨는 "1만부나 나갈까 싶었지 이렇게 많이 팔릴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용은 좋지만 밀리언셀러감은 아니다"며 "정지영 아나운서 개인의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출판사의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씨는 "<마시멜로>의 판매가 폭발적이니까 다른 출판사에서도 이런 식의 대리번역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한 뒤 "이전에도 대리번역 관행은 있었지만 이것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지는 않았다"며 "저도 불공정거래에 가담해 할 얘기가 없지만 대리번역은 독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또 김씨는 "번역가들은 주로 번역학원이나 전문번역회사를 통해 입문을 하는데 거기에서는 십중팔구 대리번역부터 시작한다. 1~2년 매절당 700~800원 번역료로 부려먹는데 이것은 노예"라며 "번역료조차 제때 주지 않고 질질 끌다 중간에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번역학원이나 번역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중진번역가들이라는 점"이라고 열악한 출판번역계의 현실을 성토했다.

끝으로 김씨는 "출판사도 형편이 어렵다 보니 무리한 마케팅을 하고 편법을 강요하는데 이것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라며 "이러한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유지되면 진짜 좋은 책을 내겠다는 의지는 곤경에 빠지고 번역가들도 제대로 대우을 못 받는다"고 지적했다.

 ◆ 출판사, "정지영과 김모씨의 이중번역이다"

침묵으로 일관했던 `마시멜로 이야기` 출판사 한경BP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대리번역이 아니라 이중번역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BP는 이날 `마시멜로 이야기 대리번역 기사에 대한 입장표명`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지영 아나운서가 역자로서 이름만 빌려줬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먼저 `아나운서 정지영은 명예역자였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태스크포스팀을 긴급히 구성한 후 2005년 7월 정지영씨에게 번역 의뢰를 했으나 거부해, 8월초 전문번역가 김씨와 번역 작업을 비밀에 부치는 데 합의하고 의뢰했다"며 "그후 정지영이 9월말 원고번역을 마쳐, 정지영의 번역원고, 김씨의 번역원고, 원서를 대조해 본격적인 윤문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어 "번역 추가 발주에 대한 사실을 알리지 않음으로써 도덕적인 차원에서 상처를 받게 된 정지영씨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한경BP는 마지막으로 "골 깊은 출판계의 불황 속에 나름대로 살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고 사죄했다. 그러나 대리번역 의혹에 대해서는 "대리번역이 아닌 이중번역"이라고 끝내 부인했다.

 

정지영 아나, "심려끼쳐 죄송하지만 실망시켜 드릴 일은 안했다"


한편, 정지영 아나운서는 13일 새벽 0시경 SBS FM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 오프닝 멘트를 통해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많이 놀라고 걱정하셨을 줄로 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도 하루종일 답답하고 속상했다"며 "그래도 감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청취자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방송하겠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한경PB 측과 정지영의 해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전문번역인과 초보 번역인을 이중으로 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게 그들의 주장.


네티즌 umXXXX는 "이중번역? 웃기고 있네. 삼촌이 출판업계에 오래 몸담으셔서 아는데 무슨 전문 번역인과 아나운서를 이중번역인으로 두나. 번역/편집비용 이중으로들고, 거짓말도 정도껏 하시오들. 이제와서 문제되니까. 대리번역이 아닌 이중번역으로 언론화하자라고 앉아서 머리짰구만"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silXXXX란 네티즌 역시 "이중번역? 불가능하다. 글에도 저작권이 있다. 이중번역이라함은 책 하나에 두명의 저작권자가 있다는 소린데 실법상 그건 인정해주지 않는다. 두명이 쓰던 세명이 쓰던 저작권자는 오로지 한명에게만 유효하다. 이경우는 후자 (예: 실제 저작권자와 번역저작권자) 그걸 숨기는것 자체가 서류상 불가능하고 만약 이중번역에 맞다치더라도 이건 명백히 출판사의 사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wjXXXX란 네티즌은 "이중번역? 이야~ 말은 그럴싸하게 지어내네..... 정지영씨, 이럴땐 걍 깨끗하게 인정하는게 그나마 이미지를 덜 실추시키는거에요. 계속 찌질스럽게 이중번역이라는둥, 몰랐다는둥. 네티즌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출판사 측의 해명을 일축했다.


#1. 하루에 번역 100장을?

정지영 아나운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촉박해 하루에 100장을 번역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번역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루에 50장을 넘게 번역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번역계에서 일한다는 네티즌 shiXXXX는 "아무리 솜씨가 뛰어나도 난이도가 쉬워도 하루 100장은 절대 불가능 하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이어 "정지영씨는 정말 말도 안되는 뻔뻔한 거짓말을 했다"며 "난이도가 가장 쉬운 글 이라면 빨리 해석하고 컴터 자판으로 날림 번역했다고 칠 수도 있다. 이것도 사실 힘들다"며 "문학 번역이라는건 제 2의 창작물이 라고 흔히들 말하듯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능통한 사람도 많이 한다고 치더라도 하루에 50쪽 안팎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정지영 아나운서가 하루 100쪽이 가능할까? 어려운 영시 A4 1장을 번역하는데 정말 고심고심 해서 한달 걸려서 걸작 번역을 이끌어내는 사람들은 실력이 없어서 그럴까"라며 "문학 번역은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이게 무슨 그냥 일반 직독독해 하듯이 그렇게 번역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근데 이걸 하루 100쪽 했다고 했으니 너무 파렴치한 거짓말이다"라고 비난했다.

 #2. 번역 기간과 출판 시기
`마시멜로 이야기` 출판사 한경 PB는 정지영 아나운서에게 7월말 원서를 줬지만 거절했고 이후 9월 말에 완성된 번역 원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분석해 보면 정지영 아나운서의 번역기간은 1개월에서 2개월 남짓. 하지만 정 아나운서는 번역하는데 3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출판사와 정 아나의 말이 맞지 않는다.

정지영 아나가 최대한 빨리 작업에 들어간 시기를 추정해 보면 7월말이 된다. 이때 들어 갔어도 10월 말 또는 11월에나 번역을 완성한 것이 된다. 하지만 본지가 `마시멜로 이야기`의 출간일을 확인해 본 결과 놀랍게도 10월 30일 이었다. 삽화및 도서 디자인 등을 고려해 본다면 번역 완성일로부터 최소 2주일 이상은 걸린다는 것이 출판업계에 종사한다는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3. 이중번역이라 가정해도 정지영은 그사실을 몰랐나?
출판사 한경PB는 "대리번역이 아닌 이중번역"이라며 "전문번역가 김씨와 번역 작업을 비밀에 부치는 데 합의하고 의뢰했고, 그후 정지영이 9월말 원고번역을 마쳐, 정지영의 번역원고, 김씨의 번역원고, 원서를 대조해 본격적인 윤문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즉 출판사의 주장에 따르면 정지영의 번역본과 전문 번역가의 번역본을 절충해 또다른 번역본을 탄생 시켰다는 것이다. 출판사는 "정지영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지영은 자신의 번역본과 책에 실린 글이 틀린 점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정지영은 책이 처음 출간된  지난해 10월 30일 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자신이 번역한 책을 본 적이 없단 말인가.


네티즌 skyXXXX는 `정지영씨가 살 길`이란 제목의 글에서 "2중 번역이 맞다고 칩시다. 같은 text라도 두 명의 다른 번역자가 의사소통 전혀 없이 각각 번역을 한다면 전혀 다른 번역본이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아무리 출판사에서 번역자의 번역을 가독성 높게 수정하는 작업을 한다고 해서 정지영씨가 출판된 책을 봤을 때, 본인의 번역과는 전혀 다른 책이 나왔던 것을 모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말 정지영씨가 피해자라면, 그래서 현재의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본인의 무죄를 증명하려면 본인의 번역과 전혀 다른 최종본이 나왔을 때, 어떻게 출판사와 협의를 했는지, 어떤 부분은 받아들이고, 어떤 부분은 관철시켰는지를 구구절절 소상히 밝히는 수준까지 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고선 지금의 의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죠"라고 충고했다.


끝으로 그는 "정지영씨가 다른 번역자의 존재를 몰랐을리가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사실상 대리번역자가 있었다는 것을 모르기가 더 어렵습니다. 출판사가 굳이 그걸 정지영씨에게 감췄어야만 하는 이유도 찾기 어렵고요. 이래저래 정지영씨가 도덕적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운 상황 같습니다"라고 피력했다.


iredXXXX란 네티즌 역시 "정지영 자신이 정말로 번역을 했다면 책에서 번역이 바뀐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정상 아니야? 자신이 쓴 글은 조금만 봐도 그걸 금방 알수가 있는 건데 여지껏 어케 자신의 번역이 바뀌었는지도 모르고 지낼수가 있냐고 대체 자신이 쓴 글조차 기억못하는 무뇌아가 어케 번역을 한건지"라고 의문을 가졌다. 


네티즌 일각에선 네이버가 이 사건을 은폐 축소 하려한다는 의혹이 제기 됐다. 정지영 아나운서의 대리번역 의혹을 보도했던 오마이뉴스의 기사에는 댓글을 차단했고, 메인 페이지에도 노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출판사 한경PB의 해명 관련 기사는 올라오자 마자 메인에 걸리고, `네티즌 가장 많이 본 뉴스`에 올라오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네티즌 147XXXX는 출판사 측의 해명 기사를 본 후 "이거봐 이런건 제일먼저 메인에 올리자나. 대리번역 의혹 기사는 메인에 올리지두 않더니 말야 네이버가 그렇지 뭐"라고 비난했고,


antXXXX란 네티즌은 "내가 생각하기에 제일 웃긴건 대리번역 사건의 중심에 있는 정지영의 이름이 네이버 메인에는 전혀 뜨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지영 아나의 평소 인지도와 이번 사건의 특성을 고려할때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킬만한 이슈거리인데도, 페이지뷰로 먹고산다는 네이버가 이렇게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건 이해가 가지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대리번역 관련기사를 직접 검색해보면 어떤 기사에는 댓글이 아예 차단되어 있기도 하고, 간혹가다 메인에 뜨는 기사 타이틀을 보면 그저 `마시멜로 대리번역`이라고 애매하게 붙여져 있다"며 "많은 네티즌들이 이미 눈치채고 있겠지만 결국은 정지영 소속사와 네이버가 결탁해서 들끓는 여론과 정지영 아나의 이미지 하락을 최대한 막으려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강경하게 대응하자는 네티즌도 있었다. ID veXXXX는 "이건 사기죄로 처벌해야 할것 같다. 출판사와 정지영은 대국민 사기죄, 네이버는 사건 축소 은폐죄. 당사자와 계약만 하면 소비자는 속여도 된다는 말인거 같은데 완전 우끼는 놈들이구만. `타인을 기망하며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것`이 사기라고 알고 있는데 사기죄 맞지 않습니까? 100만권 팔렸으면 100만명이 소당사자네~ 100만명이 집단소송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시멜로 이야기` 대리번역 의혹이 짙어지자 대다수의 네티즌들은사이에선 비난여론이 대세다.

redXXXX는 "정지영이 방송에 나와서 한 말 라디오 방송 등에서 자기책 어쩌고,책 내용이 어쩌고 하면서 그 책 자랑하고 그 책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정말 가증스러운 것 같다"며 "자기도 그 책이 잘되면 자기 이미지와 이름값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합작한거 잖아"라고 비난했다.


여성 커뮤니티 마이클럽에서 네티즌 chaXXXX는 "정말 진실이라는 건 언젠가 다 밝혀지게 마련인가 봅니다. 정 아나운서..참, 손 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원. `마시멜로 이야기`를 자기가 번역했다며 온 동네방네 싸인회 하고 난리 치며 다니더니 결국 이렇게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마네요"라고 씁쓸해 했다.


이에 전XXXX란 네티즌은 "그러게요.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정말 공인이라는 작자들 못믿겠어요"라고 공감했고, 아이XXXX도 "항상 가식덩어리적 느낌이 들더니. 이렇게 드러나나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이쁜척 시식할 때부터 짜증나드라"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loveXXXX란 네티즌은 `이 논란에 대한 각계의 반응` 이라며 다음과 같이 패러디 했다.


※ 이 논란에 대한 각계의 반응

 

정치권의 반응

최연희 의원

"대리번역인줄 몰랐다는 정지영씨의 말. 정말 와닿습니다. 저도 그게 성추행인지 몰랐습니다."

김덕룡 의원

"대리번역인줄 몰랐다는 정지영씨의 말. 정말 와닿습니다. 저도 마누라가 공헌대가로 2억 받아 처먹은지 몰랐습니다."

전여옥 의원

"대학 안 나온 사람은 번역하면 안 된다......(이후 정지영이 이화여대 나왔따는 말을 듣고 나서)...... 서울대 안 나온 사람은 번역하면 안 된다.

 

연예계의 반응

이수만 SM대표 - "립승크도 가수인 것처럼 대리번역도 번역이다"

클릭B의 김상혁 - "술은 마셨어도 음주운전은 아니 듯 대신 번역시켜도 대리번역은 아니다."

영화배우 설경구 - "비겁한 변명일 뿐입니다...."

김옥빈 - "된장 클럽 가입을 축하합니다." 


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SBS `결정 맛대맛` 홈페이지에는 정지영 아나운서를 퇴출시키라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윤경X란 네티즌은 "전국민상대로 사기극 벌인 이런 여자를 다른 프로도 아니고 음식 프로에 계속 배치하실 생각은 아니죠? 정말 구역질 나서 못볼것 같네요. 정지영이 계속 나오는한 시청거부운동 벌일겁니다! "라고 경고했고,


정미X란 네티즌도 "선량한 얼굴로 사람들을 우롱했다. 대리번역이면서 자기가 한것 마냥 어쩜 그럴수 있어요? 당신의 이미지를 좋게 생각했던 한사람으로써 너무 합니다. 정지영씨 이제 나오지 마세요"라고 하차를 요구했다.


한편 대리번역 경험이 있다는 사우XX는 장문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폭로 했다.


번역 다 끝내고 나니까 출판사 사장이 책좀 팔아먹게 유명인 이름을 쓰겠다고 사정합디다. 정지영 같은 경우는 팬싸인회까지 벌리면서 자기 이름 팔아서 책팔아먹는데 일조를 했으니 거의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나 싶네요. 제 경우는 그 유명인이 책 1,000부인가 사 주는 조건으로 이름 집어넣었다고 하더군요.

 

밤새가면서 고통 속에 번역을 한 번역가 입장에서는 마치 자기 영혼을 팔아먹는 느낌마저 듭니다. 처음엔 절대 안된다고 펄펄 뛰었지만 출판사 어렵다는 호소(?)에, 그리고 번역료 빨리 준다는 소리에 기분 더러웠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아마 자기 이름 집어넣고 책 사준 그 유명인사 밤에 잠 좀 안오지 싶네.

 

아무튼 이거 밝힌 번역가 입장 충분히 공감갑니다. 저라도 그 유명인사가 번역문에 손하나 안대고 이름값으로 저런 떼돈을 인센티브랍시고 받았다면 터뜨렸을지도 모르겠군요. 지금 뭐 자기는 초벌 번역을 넘겨받아서 자기가 고쳤다고 변명해대는 모양인데 소위 출판 번역이란 걸 해본 사람들은 저게 얼마나 말도 안되는 소리인지 잘 압니다.

 

전에는 유명인사 이름 집어넣고 `감수`라는 타이틀 달아줬었는데 이건 그나마 애교라도 있죠. 사실 감수라는건 전문 서적 번역한 다음에 원문은 제쳐놓고 전문 용어 맞게 썼나 보는 정도이지 번역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는 일은 거의 안하고, 또 특히 유명인 감수인 경우엔 거의 이름만 빌려주는 거로 보면됩니다.

 

감수나 번역 전문 용어로 proof reading이라는 건 원문 일일이 대조하고 고치는 일이기 때문에 실제 번역하는 거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됩니다. 소위 번역가로 불리우는 사람들은 초보자들이 엉망으로 해 놓은 번역을 감수랍시고 푼돈 주는 저 일 안합니다. 그 시간에 그 두배 이상을 받는 번역을 하고 말지 왜 감수를 합니까? 전문 번역가가 감수를 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100% 재번역이 필요한 번역문들입니다. 제 경험상 그렇습니다.

 

따라서 초벌 번역 운운하는 거 자체가 거짓말입니다. 초벌 번역이란 건 실제 번역자 인터뷰 내용대로 초보자들이 해놓은 건데, 이게 맞는지 틀리는 지 확인이란 걸 해야 번역이 되는게 상식 아니겠습니까? 그 확인할 시간에 자기가 번역을 해버리고 말지 미쳤다고 숙제 검사하듯이 시간 더 들여가면서 그 일합니까?

 

초벌번역이란 말 자체가 번역사로서 웃기는 말입니다. 초벌 번역이란 말쓰는 번역 학원 제가 보기엔 거의 사기꾼들입니다. 초벌 번역 수준으로 어디가서 일거리 못받아요. 초벌 번역이란 말이 왜 나왔냐면, 그저 영어 해석 정도 하는 수준의 초보자들이 번역해 놓은 걸(즉 소위 말하는 ''초벌 번역''), 출판사 편집자들이 그럴듯하게 유려한 우리말로 포장하는 작업해서 그냥 책 내는 걸 말합니다.

 

다빈치 코드가 그 좋은 예지요. 즉 원문하고는 전혀 상관도 없는 소설을 새로 쓰는 겁니다. 막히는 문장마다 거짓말 쳐가면서. 마시멜로 이야기 실제 번역자 말대로, 이 정도 사태까지 왔다면 사과를 하고 번역 도움받았다고 밝힐 일이지, 무슨 초벌 번역을 맡겼다느니 하루에 100페이지씩 번역했다는 둥 말도 안되는 궤변만 늘어놓는 꼴이 보기 역겨워 장문의 글 남깁니다.

 

제가 앞서 말한 `유명인`도 만에 하나 이런 일 터졌을 때 거짓말로 일관하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저는 뭐 저런 `비밀 유지 계약`같은 것도 안쓰고 일방적으로 이름 뺏겼으니 계약으로부터도 자유롭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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