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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세계/번역작품

한 줄의 힘 비평-열정시대, 그 이후29


사람과 사람이 원수처럼 갈라지게 만드는 것은 한 마디 말이다. 그 한 마디 말을 내뱉기 전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도 한 번 던지고 나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그 한 마디 말 속에 진심이 담겨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한 마디 말이다. 『한 줄의 힘』(스티븐 콘, 마젤란)은 바로 그런 한 마디를 잘 정리한 책이다. 아쉬운 것은 우리의 사례가 아니라 미국의 사례란 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사례도 없지 않으니 누가나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이 책은 그 한 줄을 ‘파워라인’Powerlines이라고 지칭한다. 그것은 “듣거나 보는 즉시 매료되어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는 짧은 한마디나 몇 마디의 말을 말한다. 마케팅에서는 브랜드 약속이 잘 드러나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슬로건(생각이나 주장이 표현된 짧은 문구)이나 태그라인(상품의 광고와 홍보에 활용되며 기업이 독점적으로 소유하는 공식적인 슬로건) 등의 광고문구가 파워라인으로 작용한다. 파워라인은 일등 브랜드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파워라인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 

―의미가 분명하고 해당 제품범주에서 차별성이 드러나야 한다.

―진실이 담겨 있어야 하며, 직원들도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개성적이고 재미있어야 한다.

―매체의 헤드라인이나 핵심 멘트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위 요건들이 갖춰진 파워라인은 “브랜드 약속을 소비자들의 인식에 뿌리내리게 하는 기능을 한다. 이는 기업과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관광청, 비영리단체 등의 슬로건이나 태그라인에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이를테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도 적용할 수 있다.”(340쪽)

파워라인이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등장할 때는 징글Jingle이 된다. 징글은 “매혹적인 멜로디가 연주되어 기억에 오래 남는 광고 슬로건”을 말한다. 기발하고 재밌는 징글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내내 기억한다.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들어진 징글이라 해도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되지 않으면 기억에서 금방 사라지고 만다.

징글은 왜 효과가 있을까? “역사적으로 음악은 남성과 여성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도구로서 최초로 사용되었으며, 종교의식으로 발전되면서 전쟁에서 두려움을 없애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오늘날에는 오락의 형태로 널리 활용될 뿐만 아니라 마케팅 캠페인에도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228쪽)

“많은 인류학자들이 다윈의 학설을 바탕으로 음악이 초기 인류가 배우자를 선택하는 수단이었다는 이론을 내놓고 있다. 여자들은 자신들에게 음식과 옷을 마련해주고 자식을 잉태해줄 남자를 찾았다. 그리고 남자들은 여자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리듬감 있는 장단에 맞춰 흥얼거리고 노래 부르며 춤을 췄다. 또한 남자들은 조직화된 형태로 사냥을 떠나서 창과 돌로 사냥감을 잡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전리품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자신들의 공로를 내세웠다. 이는 모두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용맹함을 과시하는 의식이었다.”(228-229쪽)

어쨌든 징글은 “제품, 특히 제품의 핵심적이고 차별화된 장점을 즉각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매혹적인 멜로디나 리듬으로 배열된 말”을 뜻한다. 그런데 전자는 ‘팅글’Tingles이라는 용어도 추가하고 있다. “팅글에는 신경이 자극받아서 느끼는 통증이라는 사전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즉 메시지를 잘 전달받았을 때 느끼는 흥분이 팅글의 의미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팅글은 징글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특별히 강조되어 기억에 오래 남게 되는 태그라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243쪽)

1864년 미국 대선에서 에이브러험 링컨은 전쟁을 질질 끌지 못하는 바람에 대통령 선거에서 질 뻔했다. 그러나 링컨은 “개울물을 건너갈 때 말을 갈아타지 마라”라는 슬로건으로 유권자들에게 리더를 바꿀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면서 선거에서 이겨 재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최근의 마지막 파워라인은 1984년 레이건이 내세운 “미국에 다시 찾아온 아침”이라고 저자는 내세우고 있다.
이 책은 파워라인이란 무엇인가, 모든 마케팅의 성공은 파워라인에 달려 있다, 세상 곳곳에 울려 퍼지는 몇 마디 등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그야말로 이론이다. 파워라인에 대한 정의와 중요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정부, 정치인, 군인, 시인, 드라마, 영화 등에서 등장한 파워라인의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고 있다. 분야별로 Top10을 제시하고 있어 압축해 읽는 묘미가 있다. 3부에서는 고객에게 각인되는 브랜드 약속과 광고에 활용되는 멜로디인 징글, 파워라인을 통해 일등 브랜드가 된 제품 광고, 그리고 고객을 설득하는 광고캐릭터와 광고모델을 다양한 시각적 자료와 함께 상세하게 소개한다.

가이우스 줄리어스 카이사르의 “주사위는 던져졌다”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작『햄릿』속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영화 <러브스토리>'의 명대사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야”, 코카콜라의 “상쾌한 휴식”, 나이키의 “저스트 두 잇Just do it”, 맥도날드의 “당신은 오늘 쉴 자리가 있습니다.”, 페덱스의 “무조건 반드시 하루 안에 받아야 할 때” 등과 같은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파워라인이 다양하게 예시되고 있다.

이렇게 짧은 한마디가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어 강렬하게 감정을 자극하고 영원히 기억에 남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강력한 한 줄인 파워라인이 지닌 강력한 힘인 것이다. 이 책에는 이밖에도 실패사례도 예시하고 있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도 제목이나 헤드카피를 제대로 정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 요즘 같이 제품의 임팩트가 중요해진 시대에는 그것이 바로 책의 우면을 좌우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출처 : 세상의 창-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http://blog.naver.com/khhan21?Redirect=Log&logNo=110044655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