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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세계/좋은 책과 리뷰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신선하다!

  내가 봤던 영화 얘기가 나오면 더 집중하게되었고, 기억 안 나는 대사와 장면을 떠올리려 노력하며 이런 내용도 있었나 하는 생각에 영화 보는 눈을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 속 한 장면, 한 마디 대사, 스토리 속에는, 때론 우리의 삶이 묻어 있고, 사랑과 행복의 길이 있으며 길 잃은 자에게 교훈이 되어주는 주인공들의 삶이 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목적은 다양할 것이고 감동과 교훈과 희망을 얻고 싶은 독자들에게 영화의 스토리와 주제를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는 배우와 감독의 역할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외화 번역가가의 손을 거치지 않는다면 외화가 전달하려는 수많은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훌륭한 영화라 해도 다른 언어로 만들어 놓은 영화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동안 감동받은 수많은 영화들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묵묵히 창조적 작업에 열중한 외화 번역가들의 손을 거쳤다는 사실에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우리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는 교훈과 감동은 결국 그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가 외화 번역가이다 보니 번역가로서의 삶이 책속에 묻어 있지만, 이 책은 번역 이야기를 넘어 영화, 영어, 인생, 사랑 등을 영화와 영어를 통해 풀어 놓은 산문집이며, 소설이며, 영어책이며 자기계발서란 생각이 든다. 영화 속 명대사, 명장면을 소개하며 우리의 삶에 빗대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물론 작가의 삶 또한 영화와 연결하여 전개해 나가고 작가의 삶과 모든 이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들을 영어로 해석해 나간다. 영화와 영어와 인생을 이렇게 독창적이고 신선하게 연결해 놓다니 대만족이다. 많은 영화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그 영화들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간접 체험하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또한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영어 단어의 기원과 그 속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 배경이야기, 작가 나름대로 영어 단어를 해석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는 것은 솔솔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작가가 영화, 영어, 인생을 애기했듯 나 또한 이 책에서 세 가지를 얻었다. 영화를 보는 법, 영어의 재미, 영화와 영어에 묻어 있는 삶의 교훈이다. 영어를 좋아하지만 가끔 영어 공부의 방향을 잡지 못할 때가 있는 나로선 영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영어를 언어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영어를 통해 영화를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영어를 통해 삶의 나아갈 길을 발견하는 일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있을까? 이는 유창한 영어 발음, 능숙한 영어 소통능력에 비할 수 없는 값진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성공하는 삶을 살기 위한 지침을 전달하고 사고의 전환을 당부한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삶, 자신을 존중하는 삶, 진정한 행복, 일을 바라보는 관점 등. 독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 모든 것들을 영어와 영화를 통해 알려주다니, 이 책 한권이면 훌륭한 영화 수십편을 보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오랫동안 간직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한번 읽고 끝내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고 감동으로만 끝낼 수는 없기에 이 책속에 있는 명대사와 훌륭한 문장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항상 옆에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