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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세계/좋은 책과 리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스티븐 코비/김경섭 옮김



평생을 곁에 두고 싶은 책!

위 광고문구가 맞는지 안 맞는지는 책을 읽은 독자의 판단에 달렸다. 그럼에도 이 책은 평생은 곁에 두고 싶다기보다 반 평생을 내 곁에서,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바야흐로 1996년 2월 군 입대를 앞두고 부산으로 떠났다.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가 계셨던 부산(지금은 돌아가셔서 안 계시지만...)에서 잠시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고 입대를 할 마음이었다. 당시에 동네를 돌아다니다 서점에 들러 해군 출신의 작가사 쓴 장편소설 '물개'와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을 집어들었다. '물개'야 앞으로의 해군생활을 미리 체험해보고 싶은 탓에 샀다지만, 두 번째 책은 그저 제목이 좋아서, 왠지 끌려서 집어들었다. 그렇게 이 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나의 순진함 탓이었나. 군대가 그런 곳인지 몰랐던 내 무지를 탓하는 편이 나으리라. '배'라는 곳은 글 한 줄 읽을 여유가 없는 곳이었다. 그렇게 이 책은 이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관물대에서 소장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전역하는 날.... 후임이 이 책에 눈독을 들이며 본인이 열심히 읽겠으니 달라는 것이었다. 전역하는 기쁨과 날아갈 듯한 기분에 나는 이 책을 후임에게 선물했다. 이렇게 이 책과의 인연이 끝이 났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거치고 번역 일을 시작하면서 나는 이 책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보다 출판시장과 트렌드를 파악하는 차원에서 베스트셀러를 읽어보자는 단순한 취지였다. 하지만 자기개발서의 딱딱함 탓인가.... 앞부분을 읽다가 이 책을 또 덮고 말았다. 바쁜 생활 탓이었지만, 그것도 핑계리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책을 읽는 목적을 잘못 설정했거나 목적이 없었던 탓이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평소 프랭클린 플래너를 쓰고 있기도 하고, 내 스스로를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확실히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준거틀,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살아남는다는 위기감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영원히 바꾸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기개발서는 읽을 때만 좋지 며칠 지나면 당시의 감동이 사라진다고 말을 하지만, 실천 여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내용을 실천하고 습관으로 만든다면 반드시 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이십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끈 이유는 분명히 있다. 혹자는 이런 책을 쓴 스티븐 코비가 파산했다며 이 책의 효용성까지 의심하기도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기 마련이다. 이런 책을 썼다고 성공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 자신의 사고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쭉 글을 쓰다보니 책의 내용보다는 이 책과의 인연에 관한 내용으로 서평을 채운 것 같다. 이 책과 20여년 인연을 맺으면서 이 책을 완독하지 못한 것도 내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못하고 나쁜 습관을 개선하지 못한 탓이리라. 그래도 이 책을 신뢰하고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이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