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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세계/좋은 책과 리뷰

3초간 - 데이비드 플레이 - 신예경 옮김 -알키





감정, 참 조절하기 어려운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사실 감정 조절 하나로 일의 성패가 갈린다. 인간관계에서, 직장에서 우리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갈등을 겪고 감정 싸움을 벌인다. 나도 이놈의 감정 조질이 안 되어 일을 그르친 적도 많고, 인간관계를 깨트린 적도 많다. 돌이켜보니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감정 조절을 못한 결과로 벌어진 일은 이후에도 후회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은 간단하다. 소위 '감정 폭군'이 쓰레기 감정을 내뱉거나 스스로 감정 폭군이 되려고 할 때 3초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라는 말이다. 책에서는 매 순서마다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사례를 풍부히 제공한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고 매 순서가 끝날 때마다 '감정지키기 연습'을 통해 핵심 사항을 요약 정리해 두었다. 구성이 좋은 편이다. 번역도 좋다. 


이 책을 펼치고 초반부에 나에게 딱 맞는 책이라고 느낀 이유가 있다. 나를 감정 폭군으로 만드는 사람을 철저히 무시하라는 지침이었다. 그런 쓰레기 감정에 빠져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고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떠올리며 그것에 집중하라는 말이었다. 이런 지침을 실천하다보면 쓸모없는 감정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이 책은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감정 폭군에 대처하는 전략을 소개한다. 무능한 신입사원, 까탈스러운 상사, 여자 상사, 거래처 바이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상대, 과거의 나쁜 기억 등 자신을 괴롭히는 쓰레기 감정의 원인을 여러 사례를 들어 분석하고 그에 적절한 행동 지침을 제공한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쭉 읽는 것도 좋지만, 일상에서 겪는 문제의 유형에 따라 해당 부분을 책에서 찾아보며 감정을 추스리고 마인드컨트롤 해나가는 훈련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한다. 

나와 관련된 부분이 많아서 마음에 확 와닿은 내용인데, 우리의 뇌는 과거의 나쁜 기억을 떠올리며 다소 비현실적인 방어적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불안해하고 긴장하는데, 그러한 잘못된 반응을 극복하는 법을 소개한다. 현대에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증, 더 심하게는 공황장애까지 앓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러한 부분과도 관련이 있는 내용이다. 일상에서 비현실적인 불안감이 몰려올 때 이 부분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중요한 일에 집중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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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카렌 라이비치와 앤드류 샤테는 파멸적인 생각의 위험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걱정이 넘칠 때 극단적으로 나쁜 생각에 빠져든다. 당장 닥친 불운을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채 몇 분 지나지 않아 미래에 비참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난다는 상상을 해버린다. 



라이비치와 샤테가 말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떨쳐버리는 다섯 단계 방법


1단계: 예전에 겪었던 시련과 그로 인해 발생할지 모를 최악의 결과를 적어보자.

2단계: 최악의 상황 하나하나가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을 평가해보자. 그런 사태가 발생할 확률이 상당히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3단계: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를 그려보자.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일이 잘 풀려서 비웃음을 받을지도 모를 만큼 낙관적인 시나리오라야 한다. 시나리오를 적다 보면 암담한 생각이 깨끗이 사라질 것이다. 

4단계: 이미 극단적인 상황을 구상해두었으니, 그보다 나빠질 일은 없다. 이제 앞으로의 시련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결과에 집중하자.

5단계: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