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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세계/번역학

수동태 번역

영어의 수동태 구조를 비롯해 영어의 수동태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방법은 간단히 요약해본다.
번역을 하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놓치기 쉬운, 그리고 가장 고민하게 되는 수동태 처리에 관한 내용이므로 눈여겨 봐야 한다.

 1. 한국어에서는 영어에 비해 수동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영어에서 수동태를 사용하는 사용하는 이유와 텍스트의 기능을 정리해본다.

    *영어의 수동태 번역 요령*

    1. 능동형으로 번역한다.
    2. 주어와 동작주를 바꾼다.
    3. 조사 '은/는'을 활용한다.
   4. 피해와 수익을 표현하는 경우는 그대로 수동형으로 번역한다.

 2. 인간의 의사전달구조는 선형적으로 이루어진다.
    의사전달이 주로 이루어지는 문장에서도 그와 마찬가지이며 개별 문장의 의미는
앞서 나온 문맥과 연결이 되어야 한다.

 1) 문장에서 정보구조

    -주제-서술어(theme-rheme)
    -앞부분에서 뒷부분으로 갈수록 정보 전달량(communicative dynamism)이 많아진다.

 2) 신정보와 구정보

    -주어와 서술어
    -주제-서술 : 영어와 한국어는 문법상의 기본 어순은 다르지만 '주제-서술'의 개념은 같다.

사례

  가. 민수는 집에 책을 한 권 가져왔다.
       Minsoo brought a book home.

    나. 민수는 지금 그 책을 읽고 있다.
       He is reading the book now.

    다. 그 책은 생일선물로 수미가 주었다. 
       It was given as a birthday present by Soomi.

    ->세번째 문장에서 수동태가 사용되어 문장이 매끄러워졌다. 'the book'을 'It'으로 받아 수동태로 처리했다.
        세 번째 문장에서 한국어로 처리한 부분을 눈여겨보자. 수동태를 능동태로 적절하게 표현했다.

   3) 한국어와 영어가 수동태 사용빈도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

    -한국어는 영어에 비해 어순이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나 영어는 서술어를 제외한 문장의 기본 성분들 사이의 자리바꿈이 한국어와는 달리 자유롭지가 않다.
     위에서 '다'문장에서 수동태를 사용한 이유도 한국어와 문장과 같이 매끄러운 연결을 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어는 문장의 머리에 오는 요소가 문법규칙에 비교적 얽매이지 않는다.
        이는 한국어가 '주어-주제' 중심의 언어로 주제격 조사인 '은/는'을 사용하면 서술어의 논항에 해당하지 않는 문장 성분을 문장 머리에 주제로 내세울 수가 있기 때문이다.

     ex) 코끼리는 코가 길다.

    이와 달리 영어는 문장 첫 머리에 오는 성분이 서술어의 주어이어야 한다.
    따라서 특정 성분을 문장 앞에 내세우기 위해서는 특정한 문법구조가 필요하며, 이런 구조 중 하나가 수동태이다.

    -영어와는 달리 한국어는 '흔히 의미 전달이 될 수 있는 상황이면 거의 어떤 성분도 탈락시킬 수'가 있다.

     ex) (너 한국어 공부) 다 했니?

           (나 한국어 공부) 다 했어.

   -영어에서의 '행위자 드러내지 않기'

    ex) English is spoken in Australia.

         오스트리아에서는 영어를 사용한다. 

   3. 수동태의 기능과 그 번역

       수동태를 사용하는 이유는 신정보와 구정보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문맥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앞서 얘기한 '행위자 드러내지 않기'를 위해서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by+행위자' 장형수동문

            - 90%이상이 '구정보-신정보' 유형

            -주어는 앞 문장에서 언급한 성분, 'by+행위자'는 새로운 정보

     ex) Platto addresses his letter to the companions and friends of Dion.

           The letter is occasioned by Plato's attempt to maintain his neutrality in the struggle

           for power at Syracuse between the exiled Dion and the ruling Dionysius.

           가. 플라톤은 디온의 친구 및 동료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추방 당한 디온과 통치자 디오니시우스 1세 사이에 
               시라큐스 시를 놓고 벌어진 권력투쟁에서 플라톤 자신이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이 편지를 쓰게 되었다.

           나. 플라톤은 디온의 친구 및 동료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추방 당한 디온과 통치자 디오니스우스 1세 
사이에 시라큐스 시를 놓고 벌어진 권력투쟁에서 플라톤 자신이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ex) Hamas is a Palestinian Islamic fundamentalist organization and has been labeled  by the U.S. State Department as a terrorist organization.

          가.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근본주의 단체로서, 미 국무부는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나.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이슬람근본주의 단체로서, 미 국무부가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예문을 보면 가. 의 번역문에 비해 나. 의 번역문이 문맥적으로 매끄럽다.

   2. 단형 수동문

   1) 'by+행위자'가 사용되지 않는 단형수동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동작주가 알려져 있지 않다.

        -이미 문맥 등을 통해서 동작주가 알려져 있기 때문에 동작주를 중복적으로 나타낼 필요가 없다.

        -동작주의 정보가치가 낮아서 동작주가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학술논문이나 신문에서 많이 사용되며, 주장을 일반화하기 위해서이다.

         ex) Econometrics may be defined as the social science in which the tools of economic theory, 
               mathematics, and statistical inference are applied to the analysis of economic phenomena.

          계량경제학은 경제이론, 수학, 그리고 통계적 추론 등의 분석도구를 실제현상을 분석하는데 응용하는 
           사회과학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국어에서는 여러 항목을 열거할 때 마지막 항목 앞에 '그리고'를 사용하지 않는다.)

          ->개인의 주장에 객관성 부여, '나'를 탈락

      ex)"Saddam Hussein, along with up to 11 other high-value detainees, will be transferred to legal 
             custody of Iraq tommorrow and will be changed by an Iraq investigative judge on the following day", Allawi said.

          "사담 후세인과 최대 11명에 달하는 주요인물들에 대한 법적 관할권이 내일이면 이라크로 넘어올 것이며, 
            그 다음날 이라크 사법당국이 후세인의 혐의를 결정할 것이다."

           ->후세인을 이라크로 인도하는 주체가 미군임은 이미 알려진 사실,

      ex) U.S President George W. Bush said Monday between 60,000 to 70,000 uniformed personnel would be 
            moved from overseas to posts in the U.S. over the next decade to create a "more agile and more flexible force."

         부시 대통령은 월요일 향후 10년에 걸쳐 해위 주둔 미군 6만-7만 명을 본국으로 송환해 '보다 기동성 있고, 유연성 있는 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and 이하 절에서 주어 부시를 생략하여 단형수동문으로 처리

       2) 영어 수동문이 수동문으로 번역된 경우

           ex) NAJAF, Iraq(CNN) - 'French-American journalist Micha Garen was released in Naisiriya and was in U.S hands 
                 after being kidnapped by insurgents in the southern Iraq city more than a week ago. 

                   일주일 넘게 억류돼 이던 프랑스계 미국 언론인, 미카 가렌이 일요일 이라크 나시리야에서 풀려났다. 

            ex) Garen, 36, was kidnapped August 13 along with his Iraqi translator, Amir Doshe, in a busy Nsiriya market. 
                  Doshe also was released, according to the New York-based Committee to Protedt Journalist.

                  가렌(36)은 지난 8월 13일 이라크인 통역사 아미르 도쉬와 함께 나시리아의 혼잡한 시장을 거닐던 중 납치됐다. 
                  뉴욕에 본부를 둔 언론인보호위원회에 따르면, 통역사 도쉬 역시 일요일 석방됐다고 한다.

           ex) In an interview Sunday on the Arabic-language television network Al-Jazeera, Garen said he had been 
                 treated well during his captivity.

                 가렌은 일요일 알 자지라 아랍어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잡혀 있는 동안 인질범들이 잘 대우해줬다"고 말했다.

                  ->'납치'라는 행위를 당했기 때문에('피해'나 '수익')에서 수동문보다 능동문이 어울린다.

     3) 영어 단형 수동문의 책임 회피 기능

        두 예문의 뉘앙스의 차이를 보자. 첫 번째 예문은 자신의 결정이 확연히 드러나지만 두 번째 문장은 결정의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ex) I have decided everybody must work this weekend.

        ex) It has been determined that everybody must work this weekend.

        ->책임을 회피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추구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ex) Mark made mistake.

        ex) Mistake were made.

      ->단형 수동문이 책임 회피 기능으로 사용되었을 경우 번역 시에 원문에 나타나 있지 않은 행위자를 보충해 넣어서는  안 된다.

        ex) Although we have been unable to determine precisely the events that occurred at No Gun Ri, the U.S. and South

            Korean governments have concluded innocent Korean refugees were killed or injured there. To those Korean who

            lost loved ones at No Gun Ri, I offer my condlences.

           비록 노근리에서 발생한 사건의 경과를 정확히 가려낼 수 없었으나 한국과 미국은 공동발표무을 통해 인원을 확인할 수 없는 
          무고한 한국인 피난민이 그곳에서 죽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본인은 노근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국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공식적인 유감을 표하지만, 살상자인 미군을 되도록 드러내지 않기 위해 능동문 대신 수동문을 사용, 
               이런 수동구문을 번역할 경우 행위자가 알려져 있다고 해서 행위자를 번역하여 공개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were killed or injured'를 '죽었다'고 자동사로 처리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 원문에서는 '피해'의 느낌, 즉 무고한 
                  피난민이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일을 당했다는 느낌을 번역문에 나타내야 한다. 따라서 '무고한 한국인 피난민이 
                  그곳에서 피살 또는 부상당했다' 고 번역하는 것이 옳다.

                  '피해와 수익'을 나타내는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어에서는 모든 문장을 능동으로 표현해야 한다.


    출처 : 번역학 연구 2005년 봄 제6권 1호, 영한 번역의 문제점: 수동태를 중심으로, 조인정(Monash University, Australia)